기존에 PBT(Paper Based Test) 혹은 CBT(Computer Based Test형태로 실행되던 토플, 토익, 대입수능 외국어영역 등이 IBT(Internet Based Test)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토플 같은 경우는 CBT 전면폐지, PBT 제한적 실시로 IBT 형태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말하기, 쓰기 영역의 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경향(그 중에서도 말하기 영역)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토익시험에서도 비록 선택이긴 하지만 말하기 영역을 IBT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PBT 형태로만 진행되던 대입 수능 외국어영역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ational English Ability Test, 이하 NEAT) 도입을 예고하면서 IBT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 Input에서 Output으로
매년 11월이면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게 되는 대학입시를 좌우하는 수능시험 외국어영역을 정부 주도하에 혁신적인 형태로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토플, 토익 시험 등으로 인해 국외로 빠져나가는 외자유출 현상을 줄이려는 의도이고, 두 번째 이유는 ‘실용적인 영어교육’의 실현이다. 첫 번째 이유는 ETS사로 지급되는 응시료가 달러이기 때문에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문을 갖지 않는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이유인 ‘실용적인 영어교육’이란 과연 무엇인가? 사실 ‘실용영어’의 필요성도 그 면면을 따지고 보면 그다지 놀랄만한 이유는 아니다.
지금까지 “한국식 영어교육은 문법에만 연연하여 영어말하기, 쓰기가 안 된다,” “토익 900점의 고득점을 받아도 외국인을 만나면 말 한 마디 못한다”는 식의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한국식 영어교육은 벙어리영어를 양산해낸다는 말이다. 그러한 이유로 문법과 어휘를 강화하는 대신 표현에 중점을 둔 영어교육을 목표로 교육체계와 평가방식의 제반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이며, 전문가들도 수긍하는 부분이다. 바꿔 말하자면, 그 동안 행해진 영어시험과 다르게 앞으로는 문법과 어휘를 얼마나 학생이 공부했고 알고 있느냐(input)를 측정하는 것이 아닌,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말하고 쓸 수 있는 가(output)라는 표현력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겠다는 취지이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대입수능외국어영역을 NEAT로 대체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2004년 6월 출제된 2005학년도 대입수능모의평가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문법, 어휘 문제를 기존의 2문제에서 4문제로 강화했고 이후에도 그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외국어를 배우는 여러 가지 교수법 중에 문법적 지식과 독해를 통한 정확한 외국어 학습이라는 하나의 타당한 방법일 수 있지만, 분명히 ‘표현하는 영어’에서 볼 때는 최악의 교육방식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교육정책은 잘 표현할 수 있는 영어를 교육하기 위해 말하기, 쓰기 평가를 도입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IBT 방식이 필수적이므로 NEAT라는 대안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